본문 바로가기
사건

밀양 헛간에 신생아 버린 친모 검거…"경제적으로 힘들것 같아서"

by 삭제중 2019. 7. 26.

경남 밀양의 한 헛간에 탯줄이 달린 신생아를 버리고 달아났던 친모가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영아유기 혐의로 40대 여성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쯤 본인 집 화장실에서 여아를 홀로 출산한 뒤 아기를 데리고 하룻밤을 잤다. 다음 날인 10일 오전 탯줄이 달린 아기를 분홍색 담요에 싸서 밀양의 한 주택 헛간에 버렸다.

유기된 신생아는 다음날인 11일 오전 7시쯤 발견됐다. 한 할머니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발견했는데, 당시 아기의 온몸에는 벌레와 모기에 물린 자국이 가득했고, 각종 오물이 묻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기를 마을 노인회관으로 데려가 가위로 탯줄을 자르고 따뜻한 물로 씻기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출동한 119 구조대에 인계했다. 다행히 아이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경찰은 산부인과 탐문수사 과정에서 '집에서 아이를 출산해 다른 사람에게 줬다'는 여성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해당 여성을 찾아 범행을 추궁한 결과, 7월9일쯤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혼자 아이를 출산한 후 평소 알고 지내던 할머니 집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의 의뢰해 ‘친자 관계 성립’이라는 회신을 받았다.

A씨는 신생아를 유기한 동기에 대해 “평소 앓던 지병으로 몸이 아픈데다 다자녀라 경제적으로 힘들거라고 생각했다”며 “할머니가 아이를 발견해서 아이를 못 낳는 사람에게 주는 등 잘 키울 것 같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헛간 주변에서 발견된 유류품을 조사하다가 꽃무늬 모양의 손가방을 보고 40대 여성 B씨를 영아 유기자로 특정했다.

사건이 발생한 동네에 살던 B씨는 경찰의 추궁에 울먹이며 “내가 그랬다. 양육할 자신이 없었다”라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신생아와 B씨의 DNA 감식 결과 ‘불일치’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재차 B씨를 불러 조사했고, B씨는 자신의 딸이 임신한 것으로 의심돼 딸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B씨 딸 역시 DNA ‘불일치’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B씨는 ‘혐의 없음’으로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