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한 20대 취업준비생이 이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1일 전북 순창경찰서에 따르면 A씨(28)는 지난달 20일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자신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라고 소개하며 A씨에게 “계좌가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일단 돈을 찾아야 하고 수사가 끝나면 돌려주겠다”며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해 서울로 오라”고 지시했다.
전화를 건 남성은 A씨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이메일을 통해 조작된 검찰 출입증과 명함을 보냈다.
또 A씨에게 전화를 끊으면 현행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통화 도중 끊지 못하도록 겁을 줬다.
A씨는 곧장 정읍의 한 은행에서 430만원을 인출해 남성의 지시에 따라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그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 인근에 돈을 놓아두고 이 남성과 만나기로 한 카페로 향했다. 남성은 나타나지 않았고 뒤늦게 돈을 둔 장소로 향했으나, 현금은 이미 없어진 뒤였다.
11시간 동안 남성에게 끌려다니던 A씨는 연락이 두절되자 죄책감에 시달렸고, 이틀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의 유서를 통해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A씨에게 사기를 친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