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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데이트 폭력에 '숨진 딸' 얼굴 공개한 엄마의 분노

by 삭제중 2021. 8. 27.

데이트 폭력으로 딸이 숨지자 어머니가 방송을 통해 딸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피해 여성인 25살의 황예진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26일 황씨의 어머니 A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숨진 외동딸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A씨는 “단순히 데이트 폭력이라 부를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심각했음을 알리고, 가해 남성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앞서 A씨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남자친구 B씨가 황씨를 벽에 수차례 밀치자, 황씨는 맥없이 쓰러졌다. 

이후 정신을 차린 황씨는 B씨와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황씨가 엘리베이터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등장했다. B씨는 황씨의 상체를 잡고 질질 끌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B씨는 의식을 잃은 황씨를 건물에 두고 119에 전화를 걸어 황씨가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것 같다고 거짓신고를 했다. 



119 상황실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B씨는 “머리를 제가 옮기려다가 찍었는데 애(황씨)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가지고 기절을 했다. 지금 머리에 피가 났다”고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황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사건발생 3주만인 지난 17일 세상을 떠났다. 

황씨의 어머니 A씨는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강력 처벌을 촉구했다. 

 

A씨는 청원문에서 "26살,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피해자는 첫 월급을 받고 엄마, 아빠, 외할머니 선물을 뭘 할까 고민하던 착한 아이였다"면서 "가해자는 운동을 즐겨 하며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는 건장한 30살 청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한다.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현재 가해자 B씨는 상해치사로 혐의로 입건돼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