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자살소동을 벌이던 50대 남성이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6일 오전 7시쯤 119에 “알몸 상태의 남자가 뛰어내리려고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그리고 이 아파트 12층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에 알몸으로 앉아 있는 정아무개씨(52)를 발견했다.
정씨는 한 시간 전부터 자신의 집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창밖으로 던지는 등 소동을 벌였다. 이후 베란다로 나와 "나는 1968년생 정OO이다", "집 안에 시체 2구가 있다", "불이 났다. 살려달라" 등 횡설수설하며 소리를 질렀다.
경찰이 집안으로 진입했으나 정씨의 주장과 달리 시체는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이 남성의 이 같은 소동은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지난해에도 자살 소동을 벌였으며 지난달에는 119구조대가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이날도 119구조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에어매트 두 개를 설치했다.
경찰은 정씨가 에어컨 실외기에 앉거나 난간에 위험스럽게 매달려 있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두 시간 반 넘게 대치하다 결국 경찰특공대를 투입, 진압을 시도했다.
정씨는 경찰이 진입하자 아래로 뛰어내렸고 다행히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떨어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양 다리에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
경찰은 정씨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횡설수설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임에 따라 병원 치료 후 정신감정과 마약투약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씨는 이전에도 마약을 투약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으며, 집안에서는 마약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도 발견됐다. 경찰은 간이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