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서 동거하던 지적 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A씨(28)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도운 피의자 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 등은 지난달 18일 익산의 한 원룸에서 B씨(여‧20)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현장에서 134km 떨어진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거창은 피의자 중 한 명의 친척이 사는 곳이다.
이들은 B씨와 지난 6월부터 원룸에서 동거하며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B씨와 함께 원룸에 감금됐던 C씨(여‧31)의 부모가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C씨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B씨가 살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한 달 만인 15일 A씨 등을 익산에서 긴급 체포했다.
A씨 등 7명은 8평 규모의 방 2개짜리 원룸에서 공동생활을 했다. 이들은 군산 등에서 알고 지낸 선후배이거나 사실혼 및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6월 대구에 있던 B씨를 원룸에 데려와 동거를 시작했고, 이 동안 지적장애를 앓는 B씨가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욕설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달 넘게 원룸 안에서 이뤄진 폭행 끝에 B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시신 유기는 도왔지만 가담 정도가 가벼운 나머지 동거녀 1명(20대)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대상으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