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찍은 성 착취 동영상을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공유한 조주빈(25)의 후계자가 10대 청소년으로 밝혀졌다.
26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과 관련, 대화방 '태평양 원정대'를 운영하며 아동 성 착취물 등을 유포한 혐의로 A군(16‧대화명 태평양)을 지난달 20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유현정)는 A군을 상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한 뒤 지난 5일 재판에 넘겼다.
텔레그램 박사방의 유료회원 출신인 A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진으로 합류했고,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8000~1만명의 회원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라는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을 운영했다.
A군은 조주빈의 범행 사실이 알려지고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면서 지난해 1월부터 회원들에게 텔레그램보다 한층 더 보안이 강화된 '와이어'라는 메신저로 이동할 것을 공지하기도 했다.
텔레그램보다 더욱 폐쇄적인 메신저 와이어의 경우 특정 대화방의 링크를 받는 등 초대를 받지 못하면 아무런 대화에도 참여할 수 없다.
A군은 텔레그램에 이어 와이어에서도 대화방을 주도하며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유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찰은 박사방의 유료 회원들을 색출하는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13일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3곳을 압수수색하고, 19일에는 암호화폐 구매대행업체인 베스트코인도 압수수색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아울러 경찰은 조씨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보복 범죄를 의뢰받고 돈만 가로채는 등,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조씨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