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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결혼 보름만에 사라진 신랑, 알고보니 시부모‧하객‧신혼집 모두 가짜

by 삭제중 2020. 12. 11.

40대인 A씨(여)는 부산 도심의 한 사설 주차장을 이용하다가 또래의 B씨(남)를 알게 됐다. B씨는 자신을 사업가로 소개하며 재력을 과시했다. 

그는 건물 주차장 일부가 어머니 소유이고, 나머지는 인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어머니로부터 주차장 부지를 물려받게 된다고도 했다. 

또 어머니 소유의 상가가 있고, 은행에 거액의 예치금이 있다고 자랑했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져 지난해 하반기부터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9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장에는 시어머니와 시이모 등 수십명의 하객이 찾아왔다. 


하지만 결혼식 보름 뒤 혼인신고를 하려 하자 B씨는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갔고,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뒤 종적을 감췄다.

A씨는 B씨가 근무하던 주차장과 지인 등을 찾아다니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B씨는 사업가가 아니라 주차장에서 일하던 종업원이던 것이다. 또 그동안 B씨가 했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더구나 결혼식에 참석한 신랑 부모는 물론 하객 모두가 대행업체 소속 아르바이트생, 즉 가짜였던 것도 드러났다. A씨는 B씨의 결혼사기에 당했던 것이다. 

B씨가 거주하며 신혼집으로 쓴 아파트도 가짜였다. 자신 소유로 시가 7억2000만원 정도 하는 아파트라고 했지만, 확인해보니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60만원씩 주는 월셋집에 지나지 않았다. 

B씨는 그냥 사라진 것이 아니라 A씨와 그 가족에게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5억4천700만원을 챙긴 뒤 이 돈까지 챙겨서 도주했다. 

그때서야 B씨의 사기행각을 알게 된 A씨는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 경찰은 B씨의 행적을 쫓기 시작했고, 지난달 중순쯤 제주도에서 검거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범행이 추가로 드러났다. 

주차장 종업원을 하면서 알게 된 동업 희망자에게서 1억원, 또 다른 여성에게서 8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2016년과 2018년에도 두 차례 부산과 인천에서 ‘항공사 부기장’ 등의 행세를 하며 여성에게서 1억원을 받아 가로챈 적이 있었다.





심지어 자신을 전직 UDT 출신이라 속이고 여성 2명과 동시에 교제하며 파일럿 복장까지 갖춰입고 공항 구경까지 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