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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530GP사건 생존병사가 16년만에 남긴 '의문의 메모'

by 삭제중 2021. 6. 25.

지난 16일 오후 2시 국립 대전현충원에서는 연천 530GP사건 16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육군 제28사단 주관으로 열린 추도식에는 군 관계자와 유족 등이 참석했다.


사건이후 당시 GP장이었던 고 김종명 대위는 장교 묘역에, 고 김인창, 박의원, 이태련, 전영철, 조정웅, 차유철 병장은 사병 묘역에 안장됐다. 장병이 안치된 묘역은 직선 거리로 100m쯤 된다.

 

'연천 530GP사건'은 지난 2005년 6월19일 경기도 연천군 육군 제28사단 최전방 530GP에서 GP장을 포함한 장병 8명이 죽고, 4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국방부는 김동민 일병을 단독범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숱한 의문을 남겼다. 유족들은 김일병은 범인이 아니며 차단작전 중 북한군과 교전 중에 일어났다고 결론내렸다. 

 

유족들은 10년 넘게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추적했고 '북한군과의 교전'을 입증할 만한 여러 근거자료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또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을 생존사병들에게 양심선언을 촉구해왔다. 




그런데 이번 추도식 날 순직 장병들의 묘역에는 생존사병 A씨(유족들과 협의하에 이니셜로 처리)가 남긴 의미심장한 물품이 발견됐다. 

 

먼저 김종명 대위 묘역에는 A씨가 GP근무 중 착용했던 낡은 민정경찰(정전협정에의거 비무장지대내 근무가능한 인원에게 부여한 표식) 완장과 A씨 이름이 적힌 군용수첩이 놓여 있었다. 

 

순직 병사들의 묘역에는 28사단 마크, 민정경찰 마크, 독수리 마크가 있었다. 모두 A씨가 놓고간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A씨의 수첩이다. 여기에는 여러 장에 내용을 알 수 없는 글자와 숫자 등이 적혀 있었다. 숫자를 나열해 놓고는 그 아래에 'piece of my wish'(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라는 영문도 남겼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수첩 표지 바로 뒷장에 한문으로 '李'자를 크게 써놓고는 이것을 강조하기 위해 굵게 덧칠하고 동그라미까지 그렸다는 점이다. 

 

유족들은 A씨가 당시 사건에 관한 '진실'을 전하기 위해 의미심장한 글자와 숫자를 남겼다고 보고 있다. 이중 '李'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李'자와 연관되는 사람은 딱 한 명 뿐이기 때문이다. 

 

고 김종명 대위의 형 종범씨는 "사건발생 16년 만에 생존사병이 희생자들 묘역에 의미심장한 것을 남겼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변화"라며 "A씨가 유족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숫자와 글자로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이 내용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족들은 해당 생존사병의 신원이 노출되는 꺼려 이름 등 자세한 것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종범씨는 "유족들은 지금도 생존사병들의 양심선언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언제든 유족과 접촉을 원하면 따뜻하게 받아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