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불법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일명 '박사방'의 운영자는 25살 조주빈이었다.
SBS는 23일 오후 8시 뉴스에서 텔레그램 비밀방 ‘박사’로 지목되는 조주빈의 얼굴과 이름 등을 공개했다.
SBS는 "이번 사건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성범죄인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했다"며 "추가 피해를 막고 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죄를 찾아서 수사에 도움을 주자는 차원에서,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과 함께 구속된 피의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BS에 따르면 조주빈은 정보통신을 전공했지만 글쓰기를 좋아해 학내 독후감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고 학보사에서 활동하며 편집국장을 맡기도 했다.
학보에 기명 칼럼도 여러 편 썼는데 학교생활에서 느낀 감상을 감성적인 글로 옮겼다.
4학기 중 3학기 평균 학점이 4.0을 넘을 정도로 성적이 좋아 장학금도 여러 차례 탔다. 성적과 교내 활동은 우수했지만 교우 관계가 원만하지는 않았다.
조씨가 범행을 시작한 건 졸업 직후인 지난 2018년부터로 경찰은 파악했다.
처음 텔레그램에 총기나 마약을 팔겠다는 허위광고를 올려 돈을 가로채는 사기행각을 벌이던 조씨는 지난해 9월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만들어 성 착취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성 착취 운영방의 시초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이 시들해지자 더 자극적인 성 착취물을 이용해 돈을 번 것이다.
조씨는 박사방을 운영하며 최소 16명의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70여명의 음란 영상을 불법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n번방 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공개나 엄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8시 현재까지 230만 명을 넘어섰다.
경찰은 오는 24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주빈 등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씨의 신상이 공개되면 성범죄자로서는 첫 사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번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행위는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였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